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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판타지 소설이라고는
'드래곤 라자'와 '퓨처 워커' 뿐이다.
'드래곤 라자'는 어렸을 때 정말 재밌게 읽었어서
한참 지나 다시 읽었을 때도 재미는 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인간은 쓰레기고 작가님도 인간 편이다(?)
싶어 씁쓸함이 크게 남았고,
'퓨처 워커'는 마지막 장을 읽고 욕을 발사했다.
흠......
다른 작가님의 판타지도 경험하고 와야겠군.
검색을 해보니 '세월의 돌'이 유명하다고 해서 읽게 됐다.
대륙 북동쪽 끝, 하비야나크의 눈 내리는 산골에서
어머니와 작은 잡화점을 운영하는 파비안.
말빨과 상술로 손님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스노보드를 타고 속도를 즐기며 배달을 가는,
건강하고 밝은 전형적인 남자 주인공 되시겠다.
밝게 등장한 파비안이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바로 역경이 찾아오고
여자 주인공이자 능력자인 유리카를 만나면서 모험이 시작된다.
흥미롭게 시작해서 잘 읽다가
파비안이 유리카에게 고백을 하고 사귀게 되면서(3권) 포기한 게 5년 전이었다.
예스24 e북으로 샀는데 다시 읽으려니 마지막 읽은 날짜가 나옴.
내가 감정이 메말랐는지 얘네가 언제 정들었는지도 모르겠고
많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얘네가 애정행각을 하고 질투하는 장면이
도통 와닿지가 않으니 읽기가 힘들었다.
그렇지만 이미 완결까지 사놨고 분명 궁금한 내용이 있어서
5년이 지나서야 각오를 다지고 다시 읽었다.
둘은 반드시 사랑에 빠질 거니 사랑에 빠지게 되는 요소를 찾으시오. (5점)
5년 만이라 1권부터 다시 읽었는데
처음에는 기합이 들어가 있었는지 어렴풋이 기억이 나기도 했다.
그래, 둘이서 계속 붙어 다니니 정들고
죽을 위기에서 서로를 구하기도 했으니 사랑에 빠질 수 있지.
약간 타협하며 읽으면서 사랑에 대한 얘기가 종종 나오는 걸 보니
이 책은 사랑이 전제에 깔린 판타지구나 깨달으며 읽고 있는데
또다시 부딪쳤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로, 주인공은 파비안 크리스차넨이다. 대륙 최고의 상인을 꿈꾸며 평범하게 살던 잡화점 점원 파비안이 갑작스럽게 마을을 습격한 괴물에 어머니를 잃고, 생면부지였던 아버지를 만나 그에게서 대마법사 에제키엘의 힘이 깃든 사계절의 목걸이 아룬드나얀을 받고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혈혈단신에다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히로인인 유리카, 쾌검술을 쓰는 금발의 미소년 나르디, 이종족인 로아에 주아니, 드워프 엘다렌, 엘프 미칼리스가 합세해 대륙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여정을 소화한다. 이 과정에서 유리카와는 무엇보다 소중한 연인 사이가 되었고, 일개 잡화점 점원에 불과했던 파비안 자신도 육체적, 정신적 성장을 하는 성과도 이룬다.
- 나무위키
기본 줄거리는 이렇다.
기억을 더듬어 조금 더 줄거리를 보태자면
200년 전 드워프족과 엘프족이 소멸할 위기에 처해
대마법사 에제키엘은 아룬드나얀이라는 목걸이에
드워프족인 엘다렌, 엘프족인 미칼리스, 그리고 인간이자 무녀인 유리카를 봉인한다.
아룬드나얀에 4개의 보석을 찾아 넣으면 봉인이 풀리고 소멸을 막을 수 있다.
맨 처음 봉인이 풀린 유리카가 파비안과 만나 나머지 보석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건데,
봉인에는 대가가 있었고 유리카를 봉인함으로써 악령의 노예도 같이 봉인이 되면서
유리카가 가는 곳엔 악령의 노예도 같이 나타난다.
유리카가 파비안을 만나러 가니 악령의 노예도 하비야나크에 나타났고
파비안의 어머니를 포함한 마을 사람들의 대부분 죽게 된다.
유리카도 나중에 그 사실을 알았고, 100% 유리카 탓은 아니지만
원인 제공을 한 것이기 때문에 파비안한테 이야기를 한다.
파비안은 역시 충격을 받고 두 종족을 살리기 위해
200년 후의 한 마을을 망가뜨리는 게 맞는 건가 하며
에제키엘 탓을 할 수도, 유리카를 탓할 수도 없어 분노가 인다.
그런데 유리카는 이렇게 될 걸 알아도 두 종족을 살려야 하는 임무가 있으니
똑같은 결정을 할 거라 말하고,
나르디는 사람은 누구나 가까운 사람의 불행에 분노하지만 그것은 그냥 분노라고
다른 마을이 이 일을 당했으면 어땠을 것 같냐고
심지어 돌무더기를 가리키며 돌 하나를 가져가도 다른 사람들은 모른다는 얘기를 한다.
미치셨어요?!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를 잃었는데 너네 그렇게밖에 말 못 해?
유리카는 어쩔 수 없다 쳐도 나르디는 궤변일 뿐이다.
다른 마을이며 돌무더기 얘기는 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허공에 욕을 발사하고 나 자신을 타일렀다.
이건 4권이고 완결은 8권이다.
모험은 계속되어야 하고 모험단이 와해되서는 안된다.
유리카는 비밀로 할 수 있었지만 말을 했고 미안해했다.
결정을 번복하지 않을 거란 걸 누구나 알지만 그 말은 나중에 해도 되지 않았나 싶지만 뭐 어쩔 수 없지.
나르디도 임무의 중요성을 알고
유리카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한 말이란 걸 알지만
지 일 아니라고 너무 막말하네.
그래 시간이 한정된 임무니까 파비안을 위로할 시간이 없었겠지.
위로한다고 단번에 해결될 일도 아니니까.
라고 하면서도 감정 처리가 나랑 너무 안 맞는다는 걸
여기서 다시 한번 확실하게 깨달았다.
계속 타협하면서 읽는 게 현타가 왔고
1999년 구작이라지만 여전히 평이 좋은데
내가 이제 나이를 먹어서 판타지가 안되나 보다 자책까지 갔지만
또 포기할 순 없었다.
궁금한 건 많았기 때문에!
그럼 재밌는 거 아냐???
이 이후로 아예 마음을 비웠더니 빨리 안 읽히기도 하고
졸기도 하느라 오래 걸렸지만 끝까지 읽었다.
이래놓고 마지막에 울었다면 믿기시겠습니까. 참나.
너무 자잘하게 방대한 설정이 감당하기 버거웠는데
그에 비해 감정선은 얕게 느껴져서 나랑은 안 맞는 소설이었다.
그래도 소재와 묘사가 좋아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더 생생하니 재밌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서
애니메이션화가 엎어졌다는 나무위키 글에 많이 아쉬웠다.
소설은 두 번 다시 읽고 싶은 마음도, 엄두도 안 나지만
애니메이션이 나왔다면 무조건 봤을 거다.
내가 그냥 판타지 소설이 안 맞는 사람인 것 같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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